고향이 하동인 전 직장 동료가 집안 어르신들이 연로하시어, 서울 생활을 접고 하동으로 가업을 잇기위해 간다고 한 것이 상당히 오래 전인 것 같은데... 어느 날 우연이 또 다른 옛 동료가 건네는 그 친구의 화개장터 술도가에서 올라온 막걸리를 한잔하다가 문득 생각나, 벗 꽃이 만발하는 어느 봄날 섬진강가로 벗꽃 구경 겸 그 친구 얼굴도 볼 겸 화개장터로 갔다.
김용탁시인-만화방창, 그대로 였다.
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, 매실 액끼스를 만들기 위한 매년 사는 매실을 20Kg부탁했다. 황매로 만든 액끼스가 향이 좋다고 들어서, 남고를 6월경에 꼭 알아봐 줄 것을 부탁했다.
그런데, 6월 중순이 다 되었는데도, 아무 소식이 없어 몹시 바쁜 모양이구나 고 생각하고, 서울 하나로 농협마트에서는 황매를 구할 수가 없어, 꿩대신 닭이라고, 어쩔 수없이 청매를 20Kg 사서 효소를 담았다.
그런 후, 한 보름 지나서 옛 동료에게서 황매 20Kg를 택배로 올렸다고 연락이 왔다. 이 친구 그래도 내 부탁을 잊지는 않고 있었구먼 하고 생각하는 순간 어쩌나 벌써 청매로 담았는데…???
마누라 설득하여, 매실효소를 올해는 40Kg을 담았다. 일년씩 더 묵히면 맛이 더할 것이다 고 생각하며,
유리병, 설탕, 식초, 꼭지 따기, 등등 부산을 떨며 녹차먹인 매실, 황매로 추가 20Kg을 담았다.
덕분에, 그 공급처가 하동촌의 정보석사장님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, 매실뿐만 아니라 감, 밤, 고추, 콩 등도 공기 좋고 물 맑고 햇빛 좋은 지리산 자락 섬진강 가의 하동에서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.
역시 황매로 담은 효소는 향이 다르다.
가을에는 대봉감, 옥광도 구입하고, 유기농으로 키운 모과도 얻어 모과차도 담고, 나도 모르게 어느덧 하동촌의 식구가 되어 버린 것 같다. 모과차의 은은한 향에서 넉넉한 하동촌 정사장의 마음이 전해지는 것같다.
한번 놀려간다, 간다 하면서도 쉽지가 않지만, 내년 봄, 벗 꽃이 만화방창 할 때는 필히 가리라고 마음 먹고 있다.
이제 화개에 가면 하루 정도 묵을 곳도 친구들도 있구나 생각하니 벌써 낯설지 않은 기분이 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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